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복지서비스 쉼터 방학특별프로그램 입소아동 독서치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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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댓글 0건 조회 5,708회 작성일 09-04-24 00:0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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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얘들아, 이 그림이 어떤 그림처럼 보이니?”
침대에 앉아있는 소년과 침대에 매달리는 고양이 그림을 보여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. 아이들은 말똥말똥한 눈으로 서로를 힐끔 거리며 눈치를 볼 뿐 아무 대답이 없었다.

“선생님 생각은 지금 고양이가 무척 심심한가봐. 소년한테 놀아달라고 하는 것 같아.” 그러자 누가 먼저 라고 할 것도 없이, 아이들의 대답이 쏟아지기 시작했다.

“고양이가 저 애를 괴롭혀요.”
“남자애가 고양이를 발로 차는 것 같아요.”
“도둑 고양이가 밥 달라고 하고 있어요.” 등등 작은 입으로 재잘재잘 거렸다.

그때 한동안 침묵하며 친구들의 말을 듣고만 있던 한 아이가 대답했다.
“저런 고양이는 때려 죽여야 해요. 싫다고 하는데 귀찮게 하면 돌을 던지면 돼요.”
“아니야, 언니! 저럴 땐 고양이를 그냥 창문으로 던져버리면 돼.”

순간 마음이 먹먹해졌다. 아이들의 대답 속에 그동안의 생활과 환경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는 것 같았다. 예쁜 동화책 속에 등장한 소년과 고양이를 보면서, 저런 생각을 떠올리는 아이들의 모습들을 보고 있자니 내 맘속에도 저절로 그림자가 드리워 질 것만 같았다. 번뜩, 아이들 가슴 속 깊이 차지하고 있을 저 어둡고 침침한 그림자를 말끔히 걷어내 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.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. 이야기 속 주인공이 내가 되기도 했고 때로는 아이들이 되기도 했다. 동화 속 주인공처럼 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이름을 넣어 주기도했다.

4권의 책을 통해 ‘내 마음 달래주기’ 연습을 마치고 난 뒤의 마지막 수업 날이었다. 역할놀이를 통해 그 아이들 모두의 엄마가 되어 엄마로서 아이들을 향한 ‘사랑의 노래’를 조용히 불러주었다.

“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.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. 내가 살아 있는 한,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.”

가정폭력피해의 기억은 아직도 아이들의 마음 속 깊이‘상처’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. 아픔은 마음을 만져주고 읽어주면서 드러내야 아무는 법인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그저 말았던 것이 그대로 쌓여 단단한 상처가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. 이제 그 상처들이 눈 녹듯 녹아지길 바란다. 그래서 웃어야 할 때 함께 웃을 수 있는 건강하고 튼튼한 마음의 밭을 소유한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. 그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.

◆겨울 방학특별프로그램 입소아동 독서치료◆
-1회기 2/17 화가 나는 건 당연해
-2회기 2/19 절대 용서할 수 없어
-3회기 2/24 따로따로 행복하게
-4회기 2/26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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